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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

다시읽는 한국문학 추천도서125

아무리 형의 집이라고는 해도 이태씩이나 끊었던 발을 들여놓자기는 여간쑥스러운 게 아니다. 꾹 마음을 정하고 오긴 온 길이로되, 막상 대문을 맞닥뜨리고 보니 발길이 문턱에 제대로 올라가질 않는다. 그것도 멀리 떠나 있어서 서로 그립던 처지 같았으면야 이태 아니야 이십년이 막혔다 치더라도, 아니 그랬으면 오히려 반가운 품이 좀 더 간절할 것 이련만, 이건, 아래윗동네에서 고양이 개 보듯 서로 등이 걸려 지내 오던 처지다. 이제 그 형이 이 동생을 맞아 줄 리 없을 것 같다.
아무리 형의 집이라고는 해도 이태씩이나 끊었던 발을 들여놓자기는 여간쑥스러운 게 아니다. 꾹 마음을 정하고 오긴 온 길이로되, 막상 대문을 맞닥뜨리고 보니 발길이 문턱에 제대로 올라가질 않는다.

그것도 멀리 떠나 있어서 서로 그립던 처지 같았으면야 이태 아니야 이십년이 막혔다 치더라도, 아니 그랬으면 오히려 반가운 품이 좀 더 간절할 것 이련만, 이건, 아래윗동네에서 고양이 개 보듯 서로 등이 걸려 지내 오던 처지다. 이제 그 형이 이 동생을 맞아 줄 리 없을 것 같다.
계용묵

본명은 하태용이며 1904년 평안북도 선천에서 태어났다.
휘문고보를 거쳐 1928년 일본에 건너가 토요대(東洋大學) 동양학과를 수학하였다.
1920년 소년지 「새소리」에서 시 「글방이 깨어져」가 2등에 , 1925년 시 「부처님, 검님 봄이 왔네」가
「생장」의 현상문예에 당선되었다.
본격적인 작품활동은 1927년 「조선문단」에 소설 「최서방」이 당선된 이후이다.
이후 「인두지주人頭蜘蛛」,「백치 아다다」를 발표하면서 작가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였다.
1938년 「조선일보」출판부에 근무하였으며, 1943년에는 일본 천황 불경죄로 2개월간 수감되기도 하였다.

대표작으로는 「인두지주人頭蜘蛛」,「백치 아다다」,「병풍에 그린 닭이」,「별을 헨다」,「청춘도靑春圖」,「신기루蜃氣樓」
,「장벽障壁」,「물매미」,「목가」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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