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아직 중처닝건만, 장판은 벌써 씀씀함이 돌아 파장 분위기다.
허생원은 동업자인 조선달과 함께 내일 대화장에서 함 몫 잡자며 짐을 꾸린다.
조선달이 삐죽 웃으며 허생원에게 충주댁 얘기를 한다.
여자들과는 어째 인연이 없는 허생원이다.
이효석
1907년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났다. 1930년 경성제국대학 영문학과를 졸업, 경성농업고등학교 영어교사로 부임한다. 정식으로 문학활동을 시작한 것은 1928년 <도시와 유령>을 발표한 다음이다. 생활이 비교적 안정되기 시작한 1932년경부터 그의 작품은 초기의 경향문학적요소를 탈피하고 순수문학으로 바뀌게 된다. 1933년 구인회(九人會)에 가입하면서 순수문학의 성향은 더욱 짙어졌다. 다음해 평양에 있는 숭실전문학교로 전임한다. 1936~1940년 무렵 작품활동이 절정에 달한다. <화분> <모밀꽃 필 무렵> < 석류> <장미 병들다> <해바라기> 같은 그의 대표작들이 거의 이 시기에 발표된다. 1940년 아내와 아기마저 죽은 뒤 극심한 실의에 빠지고 건강이 나타진 상태에서 1942년 뇌막염으로 36세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