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예술가를 남편으로 둔 아내는 오늘도 옷장을 이리저리 헤집는다.
아내의 당신도 살 궁리를 좀 하시라는 말에 자존심이 상한 나.
뿔퉁스럽게 소리를 지르자 기어이 눈물을 보이는 아내.
그러나 나 역시 그녀의 헌신적인 사랑을 알기에 맘이 편하지는 않다.
현진건
소설가.언론인.
대구 출신으로 1900년 8월 9일에 태어났다.
1921년 조선일보사 입사를 계기로 동명, 시대일보를 거쳐 동아일보 기자로 활동하였다.
1937년 동아일보사를 사직하고 소설 작업에 전념하다 1943년 장결핵으로 사망한다.
현진건의 소설들은 창작과정으로 보아 3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단계는 체험소설이 중심이 된 1920년대 초 작품들이다.
1인칭 소설로서 <빈처> <술 권하는 사회> 등이 이 때 쓰여진 작품들이다.
2단계는 <할머니의 죽음> <운수 좋은 날> <고향> 등의 현실고발 소설로서 대체로 3인칭
소설로 되어 있고, 허구의 인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마지막 3단계는 <적도> <무영탑> <흑치상지> 등의 역사소설을 집필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