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 저 | 붉은나무 | 1,0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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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5
벌써 여러 해 전부터, 네째형을 뒷받이를 해주는 사람이 있었다.
K라고, 별반 재산은 지닌 게 없어도 일에 대한 수완이 좋아서, 다년간 ××은행의 행원 생활을 거쳐, 시방은 어떤 유수한 국책회사의 중요한 과에서 한 계(係)의 주임으로, 가장 요긴한 일머리를 맡아보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나도 몇 차례 만난 적이 있고 형이랄지 다른 사람들에게서 들음들음이 들은 바를 미루어 그의 사람 됨을 잘 아는 터인데, 도무지 그가 떠짊어지고 있는 간판허구는 얼리는 구석이 없어 보이는 인물이었다.
꼬옥 사람 용한 술친구 같아서, 헙헙하고 이해에 어둡고 남의 말 잘 곧이듣고 재물 아깐 줄 모르고. 해서 점잖게 이르자면 군자요, 실없은 말로 하자면 어리석달 만큼 호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