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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그냥 불고

계용묵 저 | 붉은나무 | 1,000원 구매
0 0 152 10 0 6 2017-12-25
산허리로 무심히 넘는 해를 등에다 지고 동쪽으로 길이 뻗은 신작로 위로 흘러내리는 오렌지빛 놀 속에 물들며 물들며 순이는 걷는다. 저 해에 희망을 붙이고 살아오기 무릇 일 년이었다. 앞으로 기다릴 저 해가 아니었던들 자기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는지도 모른다. 생각을 하다가 순이는 또 문득 걸음을 세운다. 대체, 가면 어디까지 가자고 해도 넘어가는데 젊은 계집년이 무작정으로 이렇게 걸어만 가는 것인가. ‘오긴 무에 온다구, 죽었을걸…….’

별을 헨다

계용묵 저 | 붉은나무 | 1,000원 구매
0 0 157 7 0 6 2017-12-26
1946년 동아일보에 연재된 소설로 1954년 단편집 『별을 헨다』에 수록되었다. 만주에서 살다가 독립이 되자 아버지 유골을 파가지고 고국으로 온 모자(母子). 그러나 집이라고 가마니 한 겹으로 겨우 둘러싼 산경의 단칸 초막, 날은 추워 온다. 그마저도 비워줘야 할 상황이라 할 수 없이 모자는 고향인 이북으로 가려 서울역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우연히 고향 사람을 만나 이북도 마찬가지라서 남으로 왔다는 말을 듣는다.

병풍에 그린 닭이

계용묵 저 | 붉은나무 | 1,000원 구매
0 0 253 3 0 7 2017-12-26
1935년 『여성』에 발표한 단편으로 아이가 없어 시어머니에게 구박받는 며느리 박씨의 이야기이다. 박씨는 애를 못 낳는 죄가 자기에게 있다고는 하지만 남편까지 이렇게도 정을 뗄 줄은 참으로 몰랐던 것이다. 생각하면 참 눈에서 피가 쏟아지는 듯하였다. 병풍에 그린 닭이 홰를 치고 우는 한이 있다 하더라도 나는 그 집은 못 떠나야 옳다. 죽어도 그 집에서 죽고 살아도 그 집에서 살아야 할 몸이다.

부부

계용묵 저 | 붉은나무 | 1,000원 구매
0 0 187 3 0 6 2017-12-26
계용묵이 1939년 발표한 단편으로 정호와 아내의 이야기이다. 친구에게 취직자리 좀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정호는 친구는 만나지도 못하고 아내에게는 거짓말을 한다. 담배 한 개 필 동안만 기다리라던 한군은 곱잡아 붙인 담배가 반이 넘어타서도 오지 않는다. 필시, 술이 또 과해진 모양이다. 정호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거짓말의 준비에 머리를 써야 할 경우에 다다른다. 오늘 저녁은 어떤 계집과 또 무엇을 어떻게 놀았다고 꾸며대야 되노? 옹색한 생각에 머리를 쥐어짜며 다방을 나왔다. 기어코 아내는 뾰로퉁 얼굴을 찌푸렸다.

상환

계용묵 저 | 붉은나무 | 1,000원 구매
0 0 200 3 0 7 2017-12-26
계용묵이 1925년 《조선문단》에 발표한 단편이다. 한밤중에 허둥지둥 들어온 창수는 마치 도깨비에 홀린 사람마냥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창수의 아내는 도대체 무슨 일인지 영문을 모르겠다. 다음 날 아랫동리 사는 김흥득이라는 남자가 찾아온다. 방에 나눠있던 창수는 속으로 ‘야 - 큰일이다. 어떻게 난 줄을 알까?’ 하는 생각과 아울러 두근거리는 가슴은 금할 수 없었다.

수달

계용묵 저 | 붉은나무 | 1,000원 구매
0 0 163 3 0 7 2017-12-26
아무리 형의 집이라고는 해도 이태씩이나 끊었던 발을 들여놓자기는 여간쑥스러운 게 아니다. 꾹 마음을 정하고 오긴 온 길이로되, 막상 대문을 맞닥뜨리고 보니 발길이 문턱에 제대로 올라가질 않는다. 그것도 멀리 떠나 있어서 서로 그립던 처지 같았으면야 이태 아니야 이십년이 막혔다 치더라도, 아니 그랬으면 오히려 반가운 품이 좀 더 간절할 것 이련만, 이건, 아래윗동네에서 고양이 개 보듯 서로 등이 걸려 지내 오던 처지다. 이제 그 형이 이 동생을 맞아 줄 리 없을 것 같다.

수업료

계용묵 저 | 붉은나무 | 1,000원 구매
0 0 191 3 0 7 2017-12-26
신경향에 1950년에 발표한 단편이다. 학교 선생으로 있는 주인공은 수업료 미납한 학생들에게 집으로 돌아가 자습하라는 말을 하여야 하는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 자신의 딸 순자도 월사금 미납으로 학교에서 쫓겨났다는 말을 아내에게 전해 듣는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시골노파

계용묵 저 | 붉은나무 | 1,000원 구매
0 0 219 8 0 7 2017-12-26
나는 아내와 물장수가 말을 다툴 때마다 덕순 어머니를 생각하게 되고, 생각하게 될 때마다 이 늙은이가 지금은 무슨 일에 또 그리 앉았지도 못하고 분주히 돌아갈까. 아직도 몸은 여전히 튼튼하신지? 지극히 그 안부에 궁금함을 느끼곤 한다.

신기루

계용묵 저 | 붉은나무 | 1,000원 구매
0 0 239 9 0 7 2017-12-26
1940년 발표한 계용묵의 단편이다. 정암은 자신이 돈의 노예가 되는 것이 슬프기는 하다. 슬픈 사실인 줄 알면서도 노예의 사슬에 얼킨 몸을 구태여 벗어나자기는 자꾸만 미련이 발목을 붙든다. 추월관의 상징인 하루꼬가 각혈을 한다. 손님들은 떨어지고 영업에 타격이 크다. 대책을 세워야 한다. 어쩌면 좋나....하루꼬만한 계집을 좀처럼 찾을 수 없다.

연애삽화

계용묵 저 | 붉은나무 | 1,000원 구매
0 0 167 9 0 7 2017-12-26
두 달 전에 우리 학원으로 찾아온 여교원 마미령(馬美鈴)은 이상한 여자였다. -중학을 마치고 전문까지 다니던 여자라면 취직을 하여도 그리 눈 낮은데는 하지 않을 것인데 서울서 일부러 칠백 리나 되는 농촌의 개량서당인 우리 학원으로 그것도 자진하여 보수도 없이 왔다는데 이상히 아니 볼 수 없는 것이요. 스물여섯이면 여자로서의 결혼 연령은 지났다고 볼 수 있는데 아직 시집을 아니 갔다는 것이 또 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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