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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오늘도 우리 집 수탉이 점순이네 수탉에게 쫒기었다. 점순이네 수탉은 대강이가 크고 똑 오소리같이 실팍하게 생긴 놈이었다. 고놈의 계집애가 요새로 들어서서 왜 나를 못 먹겠다고 고렇게 아르렁거리는지 모른다.
오늘도 우리 집 수탉이 점순이네 수탉에게 쫒기었다.
점순이네 수탉은 대강이가 크고 똑 오소리같이 실팍하게 생긴 놈이었다.
고놈의 계집애가 요새로 들어서서 왜 나를 못 먹겠다고 고렇게 아르렁거리는지 모른다.

김유정
1908년 강원도 춘천 출생으로 그의 고향 실레마을은 춘천 의병진의 후방기지가 있던 곳이었다. 어린 시절 의병들과 맹꽁이, 만무방, 금장이, 거지들의 모습은 훗날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하층민들에 생생하게 녹아든다. 서울에서 셋방살이를 전전하는 1933년 무렵부터 소설 쓰기에 본격적으로 매달린다. 1933년 구인회 회지에 <두꺼비>, 조선일보에 <만무방>, 조광 12월호에 <봄봄>등을 발표한다. 193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낙비>, 조선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노다지>가 동시에 당선된다. 만성적인 늑막염과 패결핵으로 1937년 29세의 나이로 요절하기까지 30편 가까운 작품을 남겼다. 1938년 단편집 <동백꽃>이 발간되었다. 그의 작품세계는 본질적으로 희화적이어서, 냉철한 현실감이나 진지성보다는 따뜻하고 희극적인 인간미가 넘쳐 흐르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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